
전통 산수화에서 감각의 방향을 바꾸어 가고 있다. 계곡풍경은 계절의 맛을 잘 살릴 수 있어서 지루하게 다루고 있는 소재 이기도 하다. 계절의 변화는 삶의 아름다움을 격려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자연이 소재인데, 자연은 내 어린 시절을 소환한다. 겨울을 지나면 신록이 시작되고 녹음을 지나서 가을 분위기를 맞이하면 누구나 감성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유년을 겪은 소년이 나이 들면서 더욱 아릿한 정겨움을 지나칠 수 없었다. 많은 시인 묵객이 아름다운 계절을 노래한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도연명의 사시(四時)는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으로 시작하는데 추월양만휘(秋月揚明輝)라고, 가을 달은 밝아 밤을 환하도록 비춘다는 것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로 유명한 구르몽의 시 낙엽, 두목의 산행에 나오는 구절은 “서리맞은 단풍 봄꽃보다 더 붉어라.”라는 가을 감성을 잘 표현하였다. 시인이 산행하다가 잠깐 멈추어 서서 풍경을 바라 보는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
이 그림이 현대인들에게 아름다운 계절을 느끼게 하였으면 한다.
전주대학교 미술교육과, 동 대학원 한국화전공
Korean Painting Art Number 30.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