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은밀한 일상의 서사>, <무제>, <의미 없음>
캔버스는 적막하게 나를 압도한다. 간혹 그 앞에서 놀라 길을 잃기도 한다. <어이쿠>, 그야말로 어이쿠를 내지르며 호흡이 멎기도 한다. 불현듯 일상이 아득해져 오고 오롯한 나와 무참히 낯선 나를 동시에 본다.
폭발하는 내면과 침묵하는 평면, 붓을 세운다. 붉고 파란 점, 선, 색채가 각별하고 섬세한 개인적인 것들을 기록한다. 붓의 소리는 은밀 하고 더 집요하게 일상의 궤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최근의 작품 <그리고, 일상의 은밀한 서사>는 모종의 나의 길을 내는 흔적이며, 나아가 <무제> 또는 <의미 없음>등은 온몸이 붓이 되어 생각조차 지우고 싶은 ‘의미 없어도 괜찮은’ 혹은 어떤 ‘이름으로 규정하고 싶지 않은’ 그림들이다.
Korean Painting Art Number 3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