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정 (중앙대학교)


시간의 유한성과 소멸을 체감하는 경험은 허무와 무력감을 준다. 이 세상에는 사랑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에 그것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끝없는 불안을 안겨 주었다. 특히 사랑하는 존재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무력감은 내게 예술 언어로 말하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표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불안정한 내면의 정서를 유한한 현실세상과 대비되는 무한하고 영원한 초월적인 풍경을 통해 영원한 것에 대한 갈망을 가시화한다. 소멸과 재생의 순환 속에서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고자 한다. 급격히 변화하는 오늘날, 관계와 시간이 쉽게 소비되고 잊히는 현실 속에서도 기억은 여전히 어떤 형태로든 남아 우리를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소멸은 끝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될 수 있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불완전한 시대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상실, 외로움, 그리고 다시 살아가려는 의지를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초월적 장면으로 나타낸다. 이러한 추상의 기억을 파편처럼 시각화하며 삶의 의미를 찾고 있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