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승천한 용은 폭발하는 구름이 되었다. 이호억 작가는 낫이나 괭이를 든 농민혁명군은 아니지만, 대신 붓을 든 예술혁명가이다. 뛰어난 예술은 흔히 파격이라고 칭송받는데, 그는 조금 더 진실한 파격으로 나아가고 있다. ‘파격’은 말 그대로 ‘틀을 부순다’는 뜻이다. 그의 폭발이 왜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창조인지를 설명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동양화의 평범한 사군자 그림 같은 그의 <무진승천> 속 소나무, 대나무들은 언뜻 파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마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만화적 이미지가 연상되는 폭발의 모티프들이 뜬금없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그 ‘뜬금없음’은 작가의 예술가적 감각으로 이질감 없이 매우 자연스럽게 전통의 한 부분인 것처럼 녹아들어가 있다. 모란꽃 같기도 하고, 석류 같기도 한 형태가 온전한 전통적 소재 속에서 급작스레 폭발의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억눌린 무엇인가를 이렇게나마 분출하지 않고서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미처버릴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경험이자 충고처럼 묵시적으로 혹은 해학적으로 다가온다. 그가 심각한 폭발의 이미지를 이렇게 다소 만화 적 이미지처럼 사용한 것도 그것이 단지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폭발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해소하고 분출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내버려야하는 감정의 찌거기들에 대한 마지막 헌사처럼 다가온다. 수행하는 화가 이호억 : 그 은일과 폭발의 의미 中
주수완(우석대학교 조교수, 미술사)